읽어보기도, 따라 쓰기도 좋은 칼럼을 모았습니다. 즐거운 필사 되세요.
“‘난 특별해’ 자존감 중독 사회…‘내 편 아니면 敵’ 집단 자기애로 이어져” / 박동미 기자 (소설가 정유정 인터뷰)
“행복은 실체가 없고, 순간의 경험일 뿐이다. 사실 인류는 행복하도록 진화된 게 아니라 생존하도록 진화됐다. 먹고 사는 것에 매달린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 삶을 충실히 산다는 뜻에서의 ‘생존’이다. 인생을 성실히 수행할 때 자존감이 생기고, 그 과정에서 행복이란 순간이 잠시 찾아온다. 그러니까 절대 행복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
혼자 존엄할 수는 없다 / 박권일
존엄(dignity)의 훼손은 일상이 되었다. 한국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존엄을 짓밟히며 살아간다. (...) 그러니까 이건 아주 오래전부터 학습되고 누적되어온 습속이다. 달라진 부분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예전보다 늘어났다는 점이다. 인간은 경제적 손실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존엄의 훼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존재다.
어떻게 신경을 안 써 / 홍인혜
이처럼 일련의 사건들에 끙끙대며 마음을 낭비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은 이것이다. ‘신경 쓰지 마.’ 모두들 말한다. 에이, 신경 쓰지 마. 뭘 그런 것까지 신경 쓰고 그래, 소심하게.
그런 말을 들으면 나도 크게 끄덕이며 다짐한다. 그래, 신경 쓰지 말자. (…) 그렇게 되뇌며 마음을 다잡지만 좀처럼 되지 않는다. 여전히 내 신경은 사태에 접착되어 있다. 그러면 또 자괴감이 든다. 왜 나는 거스러미에 집요한가. 왜 마음의 쓰레기봉투들을 내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악취에 고통받는가.
약자가 약자를 혐오할 때 / 박선영
이제는 누구도 스스로를 약자로 규정하거나 선언하지 않는다. 도리어 나의 ‘약자-됨’은 결단코 은폐되어야 할 존재의 치부다.
(...) 강한 것은 아름답고, 약한 것은 추하다는 신자유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우리는 너무도 성실하게 내면화했다. 약한 것은 딱하고 가여운 것이 아니라 못나고 혐오스러운 것이어서, 이제 약자조차도 약자의 마인드 따위는 필사적으로 가지려 하지 않는다.
바꿀 수 있는 용기와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평정 / 허지웅
바꿀 수 없는 것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은혜와 바꿔야 할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 정말 바꿀 수 없는 건 이미 벌어진 일들이다. 내가 한 말과 행동, 선택으로 인해 이미 벌어진 일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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