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알고 계실 명대사입니다. 오늘은 햄릿의 명대사 중 필사할 만한 일부 부분을 발췌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햄릿형 인간'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낸 작품인만큼 언젠가 각본을 전체 번역한 책을 읽어보신다면 좋겠습니다.
1.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구나.
어느 쪽이 더 사나이다울까?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받아도 참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밀려드는 재앙을 힘으로 막아 싸워 없앨 것인가?
죽어버려, 잠든다. 그것뿐이겠지.
잠들어 만사가 끝나 가슴 쓰린 온갖 심뇌와
육체가 받는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바라 마지않는 삶의 극치.
죽어, 잠을 잔다. 잠이 들면 꿈을 꿀 테지.
그게 마음에 걸리는구나.
이승의 번뇌를 벗어나 영원한 잠이 들었을 때
그때 어떤 꿈을 꿀 것인지 그게 망설임을 준단 말이다.
그러니까 고해 같은 인생에 집착이 남는 법.
그렇지만 않다면야 누가 이 세상의 사나운 비난의 채찍을 견디며
폭군의 횡포와 우쭐대는 자의 멸시
버림받은 사랑의 고민이며 재판의 지연
관리의 오만, 덕 있는 인사에게 가해지는 소인배들의 불손
이 모든 것을 참고 견딜 것인가?
한 자루의 단도면 쉽게 끝낼 수 있는 일인데.
누가 지루한 인생 길을 무거운 짐에 눌려 진땀을 뺄 것인가?
다만 한 가지, 죽은 다음의 불안이 있으니까 문제지.
나그네 한 번 가서 돌아온 적 없는 저 미지의 세계
그것이 우리의 결심을 망설이게 해.
알지도 못하는 저승으로 날아가 고생하느니
차라리 현재의 재앙을 받는게 낫다는 것이지.
이런 옳고 그름의 분별심 때문에 우리는 더 겁쟁이가 되고 말아.
결의의 저 생생한 혈색은 생각의 파리한 병색이 그늘져서
충천할 듯 의기에 찬 큰 과업도 흐름을 잘못 타게 되고
마침내는 실행의 힘을 잃고 말게 돼.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여석기 옮김, 문예출판사(2006)
2.
자, 나의 축복을 가져가거라.
그리고 몇 마디 충고를 기억 속에 새겨 두어라.
속마음을 입 밖으로 뱉어 내지 말 것이며,
무모한 생각을 실행에 옮겨서는 안 된다.
친밀하게 굴되, 속되게 놀아서는 안 된다.
겪어 보고 사귈 만한 친구들은
쇠고리를 채워서라도 붙들어 두어라.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풋내기들과 악수하느라
손바닥에 굳은살이 박여서는 안 된다.
싸움에 끼어들지 말고, 일단 끼어들면
상대방이 너를 똑똑히 알도록 혼쭐을 내줘라.
모든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되, 네 말은 적게 해라.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되, 네 생각은 말하지 마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옷에 돈을 아끼지 마라.
요란한 치장은 피해라. 명품은 좋지만 화려해서는 못쓴다.
옷이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내는 법이라,
지체 높고 신분 있는 프랑스 귀족들은
조화롭게 옷을 골라 입는 데 유달리 뛰어나단다.
돈은 빌리지도 말고 꿔주지도 마라.
돈을 꿔주면 친구도 잃고 돈도 잃는 법이며
돈을 빌리다 보면 절약의 칼날이 무뎌진다.
무엇보다 자신에 충실해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
너 자신뿐 아니라 다른 누구에게도 그릇됨이 없을 것이다.
자, 아비의 축복과 더불어 이 말을 명심하고 이제 가거라.
-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박우수 옮김, 열린책들(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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