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에 연재된 ‘오은영의 화해’에서 필사할만한 글을 모았습니다. 전문이 긴 편이니 오은영 선생님의 답변 중 와닿는 부분을 필사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한 번도 아이로 살지 못한 당신...힘들었다 말하세요 / 오은영
은하씨는 페어렌털 차일드(parental child)였어요. 부모 같은 역할을 하는 자녀였죠. 엄마가 집을 떠난 후 엄마 역할을 하면서 아빠의 주사를 다 받아줘야 했고, 동생을 돌봐야 했으니까요. 중학생으로서는 너무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했고, 실은 그런 힘도 내면에 있는 사람이에요.
자존감 잃은 당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도 옳답니다 / 오은영
해결되지 않은 심연의 갈등은 어릴 적 중요한 사람과의 핵심적 관계에서 경험되는 것이고, 이 경험이 반복될 때 한 사람의 내면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게 됩니다. 그 이후의 삶에도 계속 영향을 주고요. 그걸 잘 이해하고 파악하려면 현재의 삶과 연결시켜 봐야 하는데, 서연씨는 다행히 이걸 아주 잘하고 있어요.
이유 없이 눈물 펑펑… 친한 친구를 갖고 싶어요 / 오은영
사람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에요. 사회 안에서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친해져야 해요.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 받으며 말이죠.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부모자식, 가족에서부터 출발해 이를 기반으로 친구를 사귀고,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습니다. 영하씨가 이런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뭘까요. 왜 마음에 맞는 친구 한 명이 없었을까요.
'막말' 아버지 보고싶던 일곱살 때의 내가 원망스러워 / 오은영
하지만 그건 당신 탓이 아닙니다. 일곱 살이었던 당신이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어린 아이가 아버지를 보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 어린 당신은 당연한 걸 말한 거고, 그것이 설사 어머니 결정에 영향을 줬더라도 결정은 성인인 어머니가 했습니다.
학대했던 엄마와 연 끊은 지 2년 … 잘못일까요 / 오은영
어렵고 힘든 결정을 내리고도 당신의 마음이 불편하고 여전히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뭘까요. 당신을 학대했던 어머니에 대해 미안함과 죄책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외톨이 직장생활, 폭력 일삼던 전 남친... "과거 알려질까 두려워" / 오은영
재희씨, 이 과정에서 크게 놓치는 부분이 있어요. 갈등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반응과 상황은 아주 세부적인 것까지 자세하게 기억하지만, 정작 당신의 감정과 행동은 자세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당신이 갈등상황 전후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느꼈는지, 어떤 것이 방아쇠를 당겨서, 왜, 어떻게 폭발했는지 자세하게 기억하지 못해서, 이후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대인관계를 맺고, 자책과 후회를 반복했던 것 같아요. 당신이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했는지 잘 기억하고 탐색하고 알아차려야 이것을 토대로 수정하고 바꾸면서 새로운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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