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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빙

[아카이빙] "잘 있으세요, 여러분들. 잘 있어요." / 이어령

by 정보까마귀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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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17일, tvN [이어령의 내가 없는 세상]에 방영된 이어령 선생님의 생전 마지막 셀프캠 내용(2021년 7월 촬영)이 인상 깊어 기억하고자 포스팅합니다.

3분 길이의 짧은 영상인만큼 원본을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와 같이 필사하고자 하시는 분들을 위해 받아적었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한 세상을 살아왔고 한 시대를 지내온 사람으로서 마지막 여러분들과의 헤어지는 인사말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그 혹독한 경험을 했던 코로나, COVID-19. 단지 얼굴이 노랗다는, 황색인이라는 그 하나로 억울하게 우리는 이 개명천지에서 행정적 차별을 받는, 역사책에서나 보던 그러한 일을 이 개명천지에 경험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나의 친구, 가장 가깝게 사랑하는 사람들, 옆에서 전화만 걸면 어느 저녁에 가고 싶은 곳에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던 그 일상의 사소한 행복들이 이렇게도 그립고 이렇게도 소중한가를 알고, 동시에 디지털이 없었으면 배달 하나도 시켜먹을 수 없는 절해고도에서 살 뻔했다, 하는 접속의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고.

그러나 이것이 기회입니다. 이것이 저의 결론입니다. 내가 만든 말 가운데는 뒤에 어린아이들이 부를 수 있는 그러한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낱말이 될 수 있는 그러한 유산을 남겨놓고 가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잘 가'라고 손을 흔들 때 나는 미소를 지으며 '잘 있어. 틀림없이 너희들은 잘 있을 거야. 잘 있어'라고 떠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헤어지는 인사말, 제대로 해야될 것 같습니다. 잘 있으세요, 여러분들. 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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