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시작에 앞서, 이것만 알아도 욕은 안 먹는 가장 중요한 국룰부터 세 줄 요약해드립니다.
1. 주선자로부터 연락처를 받은 남자는 늦어도 만 24시간 안에 여자에게 연락한다.
퇴근 후 1~2시간 이내가 좋음. (사정이 생겨서 하루 안에 연락이 힘들면 주선자한테 미리 알려줄 것)
2. 첫 소개팅 루트는 남자 쪽에서 미리 짜온다.
어디 갈지 모르겠으면 분위기 좋은 파스타집이나 초밥집 예약하면 평타는 친다.
3. 첫만남을 포함해 세 번 안에 사귈지 말지를 결정한다.
'소개팅 - 애프터 - 삼프터'에서 삼프터 때는 고백하거나 그만 만나야 함. 사프터는 세상에 없는거야.
오늘은 소개팅 국룰에 대해서 알려드리려 글을 씁니다. 평소에 올리던 글과는 다르지만... 주변 친구들의 슈퍼-중매쟁이로서 더 이상은 망한 소개팅을 지켜보고 싶지 않다는 결심으로 작성하는 포스팅입니다.
저는 소개팅 주선 경험이 많은 편이라, 망한 소개팅에서부터 결혼까지 간 성공 소개팅까지 많은 소개팅을 보아왔는데요. 이제부터 '이것만 알아도 평타는 치는 소개팅 예절'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주선
소개를 원할 때는 이렇게 하세요. 다짜고짜 OO아 나 여자/남자 좀 소개해줘!하고 찔러보는 것보다 주선자로부터 좋은 응답을 얻을 확률이 더욱 높습니다.
하나. 주선자에게 자신의 스펙 간결하게 전달하기
학생일 때라면 나이, 키, 학력 정도만 전달해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직장인의 소개팅이라면 '나이(nn년생) / 키(1nncm) / 학력(nn대 nn과) / 직업 (nn기업 nn부)' 정도는 기본입니다. 그 외에도 상대에게 알리고 싶은 장점이 있다면 추가해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자차/자가를 보유하고 있다거나, 집안이 좋다거나하는 조건이 있다면 주선자가 비슷한 환경의 사람을 소개해주기 편하겠죠. 주선자가 그래도 소개를 안해준다면 괜찮은 사람이 없나보다, 하세요.
둘. 얼굴 잘 보이는 사진 2~4장 준비하기
나는 사진 없이 실제로 얼굴 보고 대화해보고 싶은데••• 같은 말은 하지마세요. 자신의 가치관이 정 그렇다면 자만추를 추천합니다. 피해야할 사진 목록 알려드립니다.
- 단체사진 (장난해?)
- 뒷모습만 나온 사진
- 배경이 어두워서 얼굴이 사실상 보이지 않는 사진
- 너무 멀리서 찍어서 얼굴이 흐릿하게 보이는 사진 (여러 장 중 한 장이면 괜찮습니다)
- 기타 얼굴 판별이 안되는 사진들 모두
나는 진짜 잘 나온 사진이 없는데, 하시면 증명사진도 괜찮습니다.
셋. 소개팅 상대방에게 원하는 조건 명확히 밝히기.
아무나 괜찮아~ 라고 말하지 마세요. 이런 사람들 중에 상대가 누구라도 정말로 괜찮았던 사람은 없을 뿐더러(...) 소개팅 주선 난이도만 높아집니다. 소개팅이 된다고 해도 서로 맞지 않을 확률도 높고요. 반대로 너무 까다로워도 주선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지나치게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 원하거나, 조건이 최상위인 사람만 원한다면 주선이 쉽지 않죠. (본인이 그런 사람이라면 괜찮습니다) 스펙 중에서는 아래 목록 중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조건 몇 개만 골라서 주선자에게 말해주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긴 생머리인 사람 같은 애매한 조건을 말했다가는 퇴짜맞기 쉽습니다.
- 외모 (피부가 좋은 사람, 예쁜/잘생긴 사람, 평균인 사람, 외꺼풀인 사람, 강아지상/고양이상•••)
- 키 (나보다 큰/작은 사람, 1nncm 이상/이하)
- 학력 (OO대/OO학과 이상)
- 직업 (공무원, 공기업, 전문직, OO기업 정도)
- 성격 (착한 사람, 성실한 사람, 카리스마 있는 사람•••)
- 기호 (술 잘/안마시는 사람, 담배 안피는 사람•••)
그 이외에도 특이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 내가 모태신앙이라 상대도 크리스천이면 좋겠다거나
- 내가 특정 지역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이 지역 인근 사람이면 좋겠다거나
- 결혼 생각 없는/있는 사람이 좋다거나
- 내 정치적 성향이 이러해서 같은 성향을 찾는다거나
등등 상대에게 특별히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아요.
예를 들어 이 정도의 주선 요청이면 깔끔합니다.
2. 연락
이제 당신은 괜찮은 조건의 상대와 사진을 교환하고, 주선자에게 상대방의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만약 사진을 교환했을 때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연락처를 교환하기 전에 거절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지금부터 당신은 본격적인 소개팅 예절을 지켜야합니다. 지키지 않는다면(특히 첫 연락) 그 주선자는 상대방에게 욕을 대차게 먹고 다시는 당신에게 누군가를 소개해주지 않을테니 명심해주세요.
하나. 주선자로부터 상대의 연락처를 받은 남자는 24시간 내에 상대에게 연락을 합니다.
중요합니다. 연락처를 교환했다가 남자 쪽이 바쁘다고 며칠이나 연락을 안해서 파토난 소개팅 주선이 있었습니다. 평일이라면 퇴근 후 1~2시간 이내, 주말이라면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을 제외한 아무 시간대에 연락하시면 됩니다. 만약 개인적인 사정으로 며칠간 연락이 어렵다면 최소한 주선자에게는 언질을 하시고 양해를 받아야 합니다. 첫 연락 이후에도 상대에게 답장은 최대한 빨리 해주세요.
둘. 만남 약속은 가능한 빠르게 잡습니다.
가능하다면 연락을 처음 한 그 주, 서로 일정이 안맞더라도 2주 이내가 좋습니다. 첫 만남이 늦어질수록 소개팅이 파토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진짜로요.
셋. 소개팅 당일 전에는 연락을 가능한 자제하세요.
언제 어디서 만날지 정하고, 만남 전날~당일 약속을 확인하는 것 외에는 아예 카톡을 나누지 않는 게 좋습니다. 어설프게, 억지로 스몰톡을 이어가려고 하지마세요.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는 만나보지 않은 사람과 카톡을 이어가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꽤 많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만나기 전에 유사 썸처럼 카톡을 주구장창 나누다가 실제로 만나니 서로 별로여서 그간의 카톡이 허사가 되는 일이 아주 잦기 때문입니다. 만나지 않고 대화만 나누며 기대를 높이는 거 정말 별로입니다. 막상 만나서 나눌 대화도 없어지고요.
넷. 연락 단계에서도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주세요.
자신이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말을 하거나, 상대의 의견을 묻지 않고 만남 장소를 확정하거나, 약속 전날 소개팅을 파토내는 등의 행동은 금물입니다. 참고로 점심이건 저녁이건 밥 시간에 만나는 게 국룰입니다. 왜 굳이 이런 말을 하느냐면, 밥값 내기 싫으니 식사 생략하고 카페나 가게 애매한 시간대에 만나자! 라고 말하는 소개팅 상대를 본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남은 당연히 망합니다..
3. 만남
대망의 만남 단계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여기서 망합니다(!) 주선자와 상대에 대한 예의 상으로라도 잘 되건 못 되건 이 정도는 지켜야 한다는 거 명심하면서 읽어주세요.
하나. 첫 소개팅 루트는 남자쪽에서 미리 짜온다.
만날 날짜와 장소가 정해졌다면, 인근의 밥집-카페/와인바/이자카야 등을 물색해둡니다. 식사 장소는 만남 장소와 너무 멀지 않되(오래 걸으면 힘드니까) 분위기 있고 조용한 음식점이 좋습니다. 가격이 너무 비싸도 부담스럽고 너무 저렴해도 불쾌하니 적당한 가격대가 좋습니다. 메뉴는 먹기 깔끔한 것이 좋습니다. 구워먹는 고깃집(기름 튐), 국밥집(국물 튐) 등 절대 금지. 상대가 못 먹는 음식이 있는지 미리 물어보시고, 음식점을 정하면 꼭 예약해두세요. 아무리 맛집이라도 길게 줄 서서 먹는 집은 금지입니다! 맛이 평타여도 좋으니 반드시 예약 가능한 집을 가세요!! 어디갈지 모르겠다면 초록창에 어느 지역 소개팅 코스를 검색하셔도 좋으나 보통은 파스타집, 레스토랑, 테이블이 잘 구비된 초밥집(바만 있는 곳 금지)을 주로 선택합니다.
어렵다고요? 그럼 그냥 유명하고 예약 가능한 레스토랑/초밥집 미리 예약하시면 됩니다. 모르면 외우세요.
그러고 나서 분위기에 따라 2차는 카페/와인바/이자카야 등 가시면 됩니다. 첫만남에 술자리 가는 건 서로 원하는 거 아니면 추천하지 않으니 웬만하면 카페로 가세요.
둘. 신경 써서 입고 나온다
꽤 많은 소개팅에서 옷차림으로 욕먹는 사람이 생깁니다.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보통 남자분입니다. 열심히 꾸미고 나왔는데 상대는 씻지도 않고 아무 티셔츠에 츄리닝 바지 대강 걸치고 나오면 상대는 불쾌합니다. 차라리 어, 이 사람 힘주고 나왔네? 싶은게 나아요. (그렇다고 패션쇼에 나갈 것 같은 독특하고 이목을 끄는 옷차림은 금물입니다. 상대를 부끄럽게 하지 마세요.) 일단 씻고 머리 꼭 말리고(...) 나오시고요. 입지 말아야 할 옷 정리해 드립니다.
- (학생의 경우) 과잠
- 어제도 입은 것 같은 구겨진 옷
- 만화 캐릭터/영화 로고/밴드 이름 등의 매니악한 티셔츠 (마블, 토이스토리, 스타워즈, 롤링스톤즈 등 절대 금지)
- 욕설이 적히거나 이상한 프린트가 있는 기괴한 옷
- 후드
- 개발자룩 (체크셔츠, 컨퍼런스나 세미나에서 받은 python, unity, google 등의 반팔 티)
- 거대한 백팩
- 모든 종류의 츄리닝
- 과하게 힙한 옷들
그럼 무슨 옷을 입냐고요? 남자의 경우 잘 다려진 셔츠에 슬랙스 정도만 입어도 됩니다. 아주 잘 입을 필요는 없으니까 너무 못 입진 마세요(...) 수염 기르는 분이 아니라면 면도 꼭 하시고. 소개팅 당일에 왁스 바르실 거면 전날에 미리 한 번 시도해보셔야 당일에 망하지 않습니다. 여자 분들은 알아서 하실거라 믿습니다...
셋. 대화 시 예의 지키기
소개팅 자리는 '내가 상대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도 아니고 '내가 무리하게 상대에게 잘 보여야하는' 자리도 아닙니다. 부담 갖지도 말고 부담 주지도 마세요.
- 호구조사하듯 하나하나 캐묻기 금지
- 압박 면접하듯이 굴지 않기
- 상대를 웃기려고 과한 개그하지 않기
- 내 말만 하지 말고 상대 말도 듣기
- 소개팅에 정적이 흐르게 하지 않기 (말을 이어가세요)
- 지난 썸/연애 이야기 하지 말기 (제발 좀!!!)
- 스킨십 유도하지 않기
- 커뮤니티 밈 쓰지 않기(...제발)
넷. 계산 시 서로 부담 주지 않기
1차는 남자가, 2차는 여자가 사는 게 보통입니다만 서로의 의견에 맞게 조율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계산 시 과하게 눈치를 주지는 마세요. 만남을 주선해준 주선자나 나와준 상대를 위해서라도 밥 한 끼 정도는 흔쾌히 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다음에도 또 기회가 오니까요.
계산 문제가 영 감이 안잡히는 분들을 위해 알려드리자면 여자의 경우 상대가 마음에 들면 얻어 먹은 후 2차나 애프터로 보답하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치페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 역시 상대가 마음에 들면 본인이 계산하고 아니면 각자 계산하는 경우가 많고요.
다섯. 마음에 들지 않아도 헤어지고 인사는 꼭 하기
기본입니다. 애프터하실 생각 없더라도 '오늘 즐거웠다'는 연락 정도는 보내주세요. 주선자에게도 언제 소개팅을 했고 어땠다고 남겨주시면 금상첨화입니다.
여섯. 애프터는 약속도 거절도 빨리 하기
상대방이 별로였다면 애프터도 하지 않는 게 예의입니다!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자는 의미에서요. 물론 애프터 거절도 예의있게 해주세요.
반대로 상대를 더 알아보고 싶고, 애프터를 해보고 싶다면 빠르게 약속을 잡으시는 게 좋습니다. 늦어도 2주 안이 좋아요. 대신 이때는 애프터 만남 전까지 카톡을 자주 하시는 편이 더 좋습니다. 소개팅 이후 잦은 연락은 호감의 의미라는 거 기억해두세요.
일곱. 세 번째 만남에서는 결론 내기
소개팅, 애프터를 마치고 삼프터(세 번째 만남)을 약속하셨다면 결심을 하고 나오셔야 합니다. 무조건 세 번째 만남에서는 사귀자고 고백하거나, 안맞는 것 같다고 거절하셔야 합니다. 그게 국룰이고 예의입니다!!! 세상에 사프터는 없습니다... 둘 중 하나입니다. 다음에는 만나지 않거나, 오늘부터 1일이거나. 겨우 세 번째인데 너무 빠르다고요? 그래도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그게 예의입니다. 그냥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4. 사귀게 된다면
사귀게 된다면 주선자에게 알려주세요. 보통 주선자에게 밥을 한 끼 사거나 저렴한 선물/기프티콘이라도 보냅니다. 그걸 원하고 하는 주선은 아니더래도 감사의 연락 정도는 해주시면 좋아요. 사귀면서 어떤 문제가 생기더래도 주선자 탓은 하지 마시고 각자 잘 해결하시는 것도 예의이니 꼬옥 참고해주세요.
이외에도 생각나는 소개팅 예절이 있으면 추가하겠습니다. 글 읽으시는 분들 다들 소개팅 성공하셔서 좋은 사람 만나시길 바랍니다!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스트리트저널 전화 문의 없이 채팅으로 구독해지 하는 법 (2) | 2023.07.10 |
---|---|
워터파크 가기 전 체크! 빠뜨리면 안 되는 준비물·필수품 총정리 리스트 (1) | 2023.07.01 |
[정보] 아이폰 알람을 노래 /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설정하기 (feat. 단축어) (0) | 2022.04.07 |
댓글